통증의학과 진료를 받다 보면 “신경차단술을 해보자”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환자 입장에서는 이름이 조금 무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신경을 차단한다니, 신경을 죽이는 건가요?”
“한 번 맞으면 계속 맞아야 하나요?”
“스테로이드 주사라는데 몸에 해롭지는 않나요?”
“허리 주사, 목 주사, 대상포진 주사도 다 같은 건가요?”
신경차단술은 통증의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치료이지만, 모든 통증에 무조건 맞는 치료는 아닙니다. 통증의 원인, 위치, 지속 기간, 신경 압박 여부, 약물 복용 상태, 전신 질환을 함께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신경차단술이 어떤 치료인지, 어떤 경우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는지 통증의학과 관점에서 정리하겠습니다.
핵심 요약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 신호와 염증 반응을 줄이는 치료입니다.
신경을 영구적으로 죽이는 치료가 아니라, 대부분은 국소마취제나 스테로이드 등을 이용해 통증을 조절하는 치료입니다.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대상포진 후 신경통, 삼차신경통, 어깨·목·허리 통증 등에서 환자 상태에 따라 고려될 수 있습니다.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며, 한 번으로 오래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반복 치료나 다른 치료와의 병행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항응고제 복용, 감염, 조절되지 않는 당뇨, 신경학적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시술 전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목차
신경차단술이란 무엇인가요?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 또는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줄이는 치료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통증 신호를 줄인다”는 점입니다.
통증은 단순히 아픈 부위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피부, 근육, 관절, 디스크, 척추관, 신경뿌리 등에서 발생한 자극이 말초신경과 척수를 거쳐 뇌로 전달되면서 통증으로 느껴집니다.
신경차단술은 이 통증 전달 경로의 일부를 조절하는 치료입니다.
주로 사용되는 약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국소마취제
- 스테로이드
- 생리식염수
- 염증 완화 목적의 약물
- 경우에 따라 고주파 치료와 병행되는 시술
질환과 부위에 따라 약물의 종류와 용량, 접근 방법은 달라집니다.
신경을 정말 ‘차단’하는 건가요?
이름 때문에 오해가 많습니다.
신경차단술이라고 해서 대부분의 경우 신경을 영구적으로 없애거나 죽이는 치료는 아닙니다.
일반적인 신경차단술은 신경 주변의 염증을 줄이고, 과민해진 신경의 통증 신호를 가라앉히는 치료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허리디스크로 신경뿌리가 자극되면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신경 주변의 염증과 부종이 줄어들면 통증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나 삼차신경통처럼 신경 자체가 예민해진 통증에서도, 환자 상태에 따라 특정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 조절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 치료는 신경을 더 강하게 조절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고주파 치료, 신경파괴술, 알코올 또는 페놀을 이용한 신경용해술은 일반적인 단순 주사치료와는 목적과 위험성이 다릅니다.
따라서 “신경차단술”이라는 이름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어떤 부위에 어떤 약물을 어떤 목적으로 넣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통증에 사용할 수 있나요?
신경차단술은 다양한 통증 질환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허리디스크로 인한 다리 저림과 방사통
-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다리 통증
- 목디스크로 인한 팔 저림과 통증
- 대상포진 후 신경통
- 삼차신경통
- 후두신경통
- 어깨 통증
- 무릎, 고관절 등 관절 주변 통증
- 복합부위통증증후군
- 수술 후 지속되는 신경통
- 암성 통증 일부
하지만 모든 통증에 신경차단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근육통, 단순 염좌, 생활습관 문제, 자세 문제, 운동 부족, 만성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인 통증에서는 주사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줄여주는 치료이지, 모든 구조적 문제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치료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심한 척추관협착증에서 신경차단술로 통증이 완화될 수는 있지만, 좁아진 척추관 자체가 완전히 넓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환자에 따라 운동치료, 약물치료, 생활습관 교정, 수술적 평가가 함께 필요할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나 삼차신경통처럼 신경 자체가 예민해진 통증에서도, 환자 상태에 따라 특정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 조절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신경차단술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신경차단술은 부위와 목적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경막외 신경차단술
- 선택적 신경근 차단술
- 후관절 주사
- 내측지 차단술
- 천장관절 주사
- 말초신경 차단술
- 성상신경절 차단술
- 삼차신경 차단술
- 후두신경 차단술
- 교감신경 차단술
허리나 목 통증에서는 경막외 주사나 신경근 차단술이 자주 언급됩니다.
얼굴 통증에서는 삼차신경 관련 차단술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머리 뒤쪽에서 시작해 두피로 올라가는 통증에서는 후두신경 차단술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서는 통증 부위와 시기, 신경 침범 범위에 따라 다양한 접근이 고려됩니다.
이처럼 신경차단술은 하나의 시술 이름이라기보다, 여러 통증 시술을 포괄하는 넓은 표현에 가깝습니다.
시술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시술 방식은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흐름은 비슷합니다.
먼저 의료진이 통증 부위, 신경학적 증상, 영상검사 결과, 복용 중인 약물, 기저질환을 확인합니다.
그다음 시술 부위를 소독하고, 필요한 경우 초음파나 영상장비를 이용해 목표 부위를 확인합니다.
이후 가느다란 바늘을 이용해 목표 신경 또는 신경 주변에 접근하고, 약물을 주입합니다.
시술 시간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비교적 짧은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시술 후에는 어지러움, 다리 힘 빠짐, 감각 이상, 혈압 변화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일정 시간 관찰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시술 당일에는 운전이나 무리한 운동을 피하라고 안내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다리 힘이 일시적으로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수 있는 시술을 받은 경우에는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효과는 얼마나 가나요?
신경차단술의 효과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분은 시술 직후부터 통증이 줄어듭니다.
어떤 분은 며칠 뒤부터 서서히 좋아집니다.
어떤 분은 효과가 짧게 끝납니다.
어떤 분은 기대만큼 효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효과 기간도 일정하지 않습니다.
며칠에서 몇 주 정도만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몇 달 이상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질환의 종류, 염증 정도, 신경 손상 여부, 통증이 지속된 기간, 생활습관, 동반 질환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중요한 것은 “한 번 맞으면 무조건 낫는다”가 아니라, 통증을 줄여 회복의 기회를 만드는 치료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통증이 줄어든 시기에 수면을 회복하고, 보행을 늘리고, 재활운동을 시작하고, 약물 사용을 줄일 수 있다면 신경차단술의 의미가 더 커집니다.
한 번 맞으면 계속 맞아야 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신경차단술을 한 번 받고 오래 좋아지는 분도 있습니다. 반대로 통증이 반복되어 여러 차례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반복 시술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반복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 첫 시술 후 통증이 얼마나 줄었는가?
-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었는가?
- 기능이 좋아졌는가?
- 수면, 보행, 식사, 일상생활이 개선되었는가?
- 부작용은 없었는가?
- 같은 시술을 반복할 근거가 있는가?
- 다른 치료가 더 적절한 시점은 아닌가?
통증이 줄지 않았는데 같은 시술을 무작정 반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효과가 명확하고, 부작용이 적고,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일정 간격을 두고 반복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위험하지 않나요?
스테로이드는 통증 시술에서 염증을 줄이기 위해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가 들어간다고 해서 모두 위험한 것도 아니고, 반대로 아무 걱정 없이 반복해도 되는 것도 아닙니다.
스테로이드 주사 후에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 혈당 상승
- 얼굴 홍조
- 불면
- 일시적인 두근거림
- 생리 주기 변화
- 주사 부위 통증
- 면역 저하에 대한 우려
- 반복 사용 시 전신 부작용 가능성
특히 당뇨병이 있거나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시술 전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또한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는 드물지만 심각한 신경학적 합병증이 보고된 바 있어, 시술의 필요성과 위험성, 대체 치료를 함께 설명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물어보면 좋습니다.
“이번 주사에 스테로이드가 들어가나요?”
“들어간다면 어떤 목적이며, 얼마나 들어가나요?”
“제 당뇨나 복용약과 관련해 주의할 점이 있나요?”
“반복 시술이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간격으로 보는 것이 안전한가요?”
시술 전 꼭 말해야 하는 정보
신경차단술 전에는 복용 중인 약과 기저질환을 정확히 알려야 합니다.
특히 중요한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 와파린,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등 항응고제 또는 항혈소판제 복용
- 최근 출혈 경향
- 혈소판 감소증
- 간질환 또는 신장질환
-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 현재 감염 또는 발열
- 주사 부위 피부 감염
- 약물 알레르기
- 임신 가능성
- 최근 예방접종 또는 면역억제 치료
- 이전 신경차단술 후 심한 부작용 경험
특히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를 복용 중인 경우에는 임의로 약을 끊으면 안 됩니다.
약을 계속 먹으면 출혈 위험이 문제가 될 수 있고, 반대로 함부로 중단하면 뇌졸중, 심근경색, 혈전증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술을 하는 의사와 약을 처방한 의사가 함께 위험과 이득을 따져 결정해야 합니다.
시술 후 주의해야 할 증상
대부분의 신경차단술은 큰 문제 없이 끝나지만, 시술 후 주의해야 할 증상이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병원에 연락하거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 시간이 지나도 다리나 팔의 힘 빠짐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
- 감각 저하가 점점 심해지는 경우
- 심한 두통이 지속되는 경우
- 고열이나 오한이 생기는 경우
- 주사 부위가 붓고 빨갛게 변하거나 고름이 나오는 경우
- 배뇨 장애가 생기는 경우
- 심한 어지러움, 호흡곤란, 전신 두드러기가 생기는 경우
- 통증이 시술 전보다 심해지고 계속 악화되는 경우
시술 직후 약간의 뻐근함이나 주사 부위 통증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경학적 이상, 감염 의심 증상, 알레르기 반응은 가볍게 넘기면 안 됩니다.
신경차단술을 너무 무섭게 볼 필요는 없지만
신경차단술은 많은 통증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입니다.
하지만 “주사 한 방이면 끝난다”는 식으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통증은 한 가지 원인으로만 생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스크, 협착증, 신경 염증, 근육 긴장, 관절 문제, 수면 부족, 불안, 활동 감소가 서로 영향을 주면서 통증이 오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신경차단술은 전체 치료 계획 안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좋은 치료 계획은 보통 다음을 함께 봅니다.
- 정확한 진단
- 위험 신호 감별
- 약물치료
- 신경차단술 또는 시술
- 운동과 재활
- 수면 회복
- 체중 관리
- 일상생활 조절
- 필요 시 수술적 평가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줄여 회복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통증을 만드는 생활 요인과 구조적 문제를 함께 보지 않으면 효과가 짧게 끝날 수 있습니다.
Beacon Lab의 정리
신경차단술은 통증의학에서 중요한 치료 중 하나입니다.
이름은 무섭게 들릴 수 있지만, 대부분은 신경을 영구적으로 없애는 치료가 아니라 통증 신호와 염증을 조절하는 치료입니다.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대상포진 후 신경통, 삼차신경통, 후두신경통, 관절 주변 통증 등에서 환자 상태에 따라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경차단술은 만능 치료가 아닙니다.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고, 질환마다 다르며, 반복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항응고제 복용, 감염, 당뇨, 신경학적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시술 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Beacon Lab은 희망을 빼앗지 않되, 확인된 근거와 한계를 함께 전달합니다.
통증이 오래될수록 삶은 좁아집니다. 하지만 정확히 평가하고, 위험을 확인하고, 필요한 치료를 단계적으로 선택하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FAQ
신경차단술은 신경을 죽이는 치료인가요?
대부분의 일반적인 신경차단술은 신경을 영구적으로 죽이는 치료가 아닙니다. 국소마취제나 스테로이드 등을 이용해 신경 주변의 염증과 통증 신호를 줄이는 치료에 가깝습니다. 다만 고주파 치료나 신경용해술처럼 더 강한 치료는 목적과 위험성이 다르므로 따로 설명을 들어야 합니다.
신경차단술은 많이 아픈가요?
시술 부위와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보통 바늘이 들어갈 때 따끔함이나 뻐근함을 느낄 수 있고, 약물이 들어가면서 압박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통증이 심하거나 불안이 큰 경우에는 의료진에게 미리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나나요?
국소마취제 효과로 시술 직후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스테로이드 효과가 며칠 뒤부터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효과가 짧거나 기대보다 적은 경우도 있습니다.
한 번 맞으면 계속 맞아야 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 번으로 오래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반복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전 시술의 효과, 지속 기간, 기능 개선 여부, 부작용을 확인하면서 다음 치료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당뇨가 있어도 신경차단술을 받을 수 있나요?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주의가 필요합니다. 스테로이드가 들어가는 주사는 혈당을 올릴 수 있으므로, 당뇨가 있거나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반드시 시술 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혈전약이나 아스피린을 먹고 있어도 받을 수 있나요?
약 종류와 시술 부위에 따라 다릅니다.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를 임의로 끊으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시술 의사와 처방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신경차단술 후 바로 운전해도 되나요?
시술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어지러움이나 일시적인 힘 빠짐, 감각 저하가 생길 수 있어 당일 운전을 피하라고 안내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허리나 다리 관련 시술 후에는 넘어짐을 조심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 Cleveland Clinic. Nerve Block: What It Is, Procedure, Side Effects & Types.
- ASRA Pain Medicine. Regional Anesthesia in the Patient Receiving Antithrombotic or Thrombolytic Therapy: Evidence-Based Guidelines, Fifth Edition.
- FDA Safe Use Initiative. Epidural Steroid Injections and Rare Serious Neurologic Events.
- Anesthesia Patient Safety Foundation. FDA Issues Drug Safety Communication About Epidural Corticosteroid Injections.
- South Tees Hospitals NHS Foundation Trust. Preparing for your nerve root block.
- Newcastle Hospitals NHS Foundation Trust. Patient Information — Nerve Root Injections.
- ASRA Pain Medicine. Guidelines and Advisori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