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 고혈압 환자를 만나면 가장 먼저 드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이 혈압으로 수술을 진행해도 되는가?”
하지만 실제 판단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수술 전 혈압이 높다고 해서 모든 수술을 미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평소 고혈압이니까 괜찮다”고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됩니다.
마취 전 고혈압 환자 관리는 세 가지를 동시에 보는 과정입니다.
현재 혈압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인지, 고혈압으로 인한 표적장기 손상이 있는지, 그리고 복용 중인 항고혈압제를 어떻게 조정할지입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수술 당일 혈압 숫자 하나보다 환자의 전체 심혈관 위험도와 수술의 긴급도입니다.
핵심 요약
마취 전 고혈압 환자 관리는 혈압 숫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표적장기 손상과 전체 심혈관 위험도를 함께 평가하는 과정입니다.
대부분의 항고혈압제는 수술 전까지 지속하지만, ACE 억제제와 ARB는 마취 중 저혈압 위험 때문에 수술 전 중단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베타차단제는 이미 복용 중이라면 갑작스럽게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술 당일 고혈압보다 더 위험한 상황은 조절되지 않은 심혈관 질환, 심부전,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부정맥 같은 동반 문제입니다.
목차
수술 전 혈압은 왜 중요할까요?
고혈압은 수술 전 가장 흔히 만나는 만성질환 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고혈압 자체보다, 고혈압이 심장, 뇌, 신장, 혈관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입니다.
오래된 고혈압 환자는 좌심실비대,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만성신질환, 뇌혈관질환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마취가 시작되면 혈관 확장, 심근 억제, 체액 변화, 출혈, 양압환기 등이 겹치면서 혈압이 쉽게 변합니다.
고혈압 환자는 평소 높은 혈압에 적응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은 혈압 감소에도 장기 관류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취 전 고혈압 환자 관리는 “혈압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수술 전후 혈역학 변동을 예측하고 장기 관류를 유지하는 과정입니다.
수술을 미뤄야 하는 혈압은 어느 정도일까요?
수술 전 혈압이 높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수술 연기 기준입니다.
일반적으로 경도 또는 중등도 고혈압만으로 예정 수술을 무조건 연기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수축기혈압이 180 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이 110 mmHg 이상인 경우에는 수술의 긴급도, 동반 질환, 표적장기 손상 여부를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한 번 측정한 혈압만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수술 전 불안, 통증, 수면 부족, 카페인, 약 복용 누락, 병원 환경 때문에 혈압이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용한 환경에서 적절한 커프 크기로 다시 측정하고, 평소 혈압 기록과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응급수술이라면 고혈압만으로 수술을 미루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선택수술이고 혈압이 매우 높거나, 흉통, 호흡곤란, 신경학적 증상, 급성 심부전, 급성 신손상 의심 소견이 있다면 수술 연기와 추가 평가를 고려해야 합니다.
혈압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표적장기 손상입니다
마취 전 고혈압 환자 관리 측면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환자가 단순 고혈압인가, 아니면 고혈압성 장기 손상이 있는 환자인가?”
확인해야 할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근 흉통이나 운동 시 호흡곤란
심부전 병력 또는 하지부종
뇌졸중이나 일과성 허혈발작 병력
만성신질환 또는 단백뇨
관상동맥질환 병력
부정맥 또는 심박수 조절 문제
좌심실비대 또는 심초음파 이상
당뇨, 흡연, 이상지질혈증 동반 여부
이런 정보는 수술 전 혈압 한 번보다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고위험 수술이나 중등도 이상 수술에서는 환자의 기능능력, 심혈관 병력, 수술 위험도, 최근 증상 변화가 마취 계획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항고혈압제는 대부분 계속 복용합니다
마취 전 항고혈압제 관리의 기본 원칙은 “대부분은 지속”입니다.
수술 전 혈압약을 임의로 중단하면 반동성 고혈압, 빈맥, 심근 산소요구량 증가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베타차단제나 클로니딘은 갑자기 끊으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 베타차단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수술 전후에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칼슘채널차단제도 대체로 수술 당일 지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뇨제는 조금 다르게 접근합니다.
고혈압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는 이뇨제는 수술 당일 아침 중단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금식 상태에서 이뇨제를 복용하면 저혈량, 저칼륨혈증, 저혈압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심부전 조절을 위해 이뇨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단순히 중단하면 안 됩니다.
환자의 체액 상태, 심부전 조절 상태, 신장 기능을 함께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ACE 억제제와 ARB는 왜 논쟁이 많을까요?
ACE 억제제와 ARB는 마취 전 약물 관리에서 가장 자주 논쟁이 되는 약입니다.
이 약들은 고혈압, 심부전, 단백뇨, 만성신질환 환자에서 중요한 치료제입니다.
하지만 마취 중에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마취 유도 후 혈관 확장과 상대적 저혈량이 생기면, 몸은 레닌-안지오텐신계와 교감신경계를 통해 혈압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ACE 억제제나 ARB는 이 보상 반응을 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술 당일 ACE 억제제나 ARB를 복용한 환자에서 마취 중 저혈압이 더 잘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고혈압 치료 목적으로 ACE 억제제나 ARB를 복용하는 환자라면 수술 전날 또는 수술 당일 아침 중단을 고려합니다.
반면 심부전 환자에서 예후 개선 목적으로 복용 중인 경우에는 무조건 중단하기보다 심부전 상태와 저혈압 위험을 함께 봐야 합니다.
즉 ACE 억제제와 ARB의 핵심은 “항상 중단”도 “항상 지속”도 아닙니다.
고혈압 조절 목적이면 중단 쪽으로, 심부전 치료 목적이면 개별 판단 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취 중 저혈압이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수술 전 고혈압 환자에서 흔히 혈압이 높은 것만 걱정합니다.
하지만 실제 마취 중에는 저혈압이 더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취 유도 직후 혈압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고, 수술 중 출혈, 체위 변화, 양압환기, 혈관 확장, 진통제 사용 등이 겹치면 저혈압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만성적으로 혈관 자동조절 범위가 오른쪽으로 이동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평소 정상으로 보이는 혈압도 환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류압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목표는 단순히 “정상 혈압”이 아닙니다.
환자의 평소 혈압, 심혈관 위험도, 수술 종류를 고려해 장기 관류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고위험 환자에서는 침습적 동맥압 감시, 적절한 혈관수축제 사용, 체액 관리, 마취 깊이 조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수술 당일 혈압이 높을 때 접근법
수술 당일 혈압이 높게 측정되면 먼저 확인할 것은 측정 오류와 상황 요인입니다.
커프 크기가 적절한지 확인합니다.
5분 이상 안정 후 다시 측정합니다.
통증, 불안, 소변 참음, 추위, 카페인, 약 복용 누락을 확인합니다.
평소 집에서의 혈압을 확인합니다.
수술 당일 혈압이 일시적으로 높더라도 증상이 없고, 표적장기 손상 소견이 없으며, 수술 위험도가 낮다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혈압이 매우 높고, 흉통, 호흡곤란, 신경학적 이상, 급성 심부전, 급성 신손상 의심 소견이 있으면 단순 혈압 조절보다 원인 평가가 우선입니다.
이때는 수술 연기, 내과 또는 심장내과 협진, 추가 검사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수술 전 새로 혈압약을 시작해야 할까요?
수술 직전에 고혈압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새로운 혈압약을 급하게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수술 직전 베타차단제를 고용량으로 새로 시작하면 서맥, 저혈압, 뇌졸중 위험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베타차단제는 적응증이 있다면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시작하고 조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수술 며칠 전 또는 당일 새로 시작해 무리하게 혈압을 낮추는 접근은 피해야 합니다.
고혈압이 새로 발견되었다면 수술의 긴급도와 혈압 정도를 고려해 결정합니다.
선택수술이고 혈압이 매우 높다면 수술 연기 후 외래에서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마취과 관점에서 정리하는 실무 원칙
마취 전 고혈압 환자 관리시 실무적으로는 다음 순서가 유용합니다.
첫째, 혈압을 다시 정확히 측정합니다.
둘째, 평소 혈압과 약 복용 여부를 확인합니다.
셋째, 흉통, 호흡곤란, 신경학적 증상, 심부전 증상을 확인합니다.
넷째, 수술의 긴급도와 수술 위험도를 봅니다.
다섯째, 항고혈압제 종류를 확인합니다.
여섯째, ACE 억제제, ARB, 이뇨제는 수술 목적과 환자 상태에 따라 조정합니다.
일곱째, 베타차단제는 이미 복용 중이면 유지합니다.
여덟째, 마취 중 저혈압 가능성을 예상하고 감시와 혈관수축제 전략을 준비합니다.
결국 핵심은 혈압 숫자를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술 전후 장기 관류와 심혈관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Beacon Lab의 한 문장
마취 전 고혈압 환자 관리는 혈압 숫자를 낮추는 일이 아니라, 수술 전후 장기 관류와 심혈관 안정성을 지키는 일입니다.
FAQ
수술 전 혈압이 높으면 무조건 수술을 미뤄야 하나요?
아닙니다. 경도 또는 중등도 고혈압만으로 수술을 무조건 미루지는 않습니다. 다만 혈압이 매우 높거나, 흉통·호흡곤란·신경학적 증상·심부전 소견이 있으면 추가 평가가 필요합니다.
수술 당일 혈압약은 먹어도 되나요?
대부분의 혈압약은 소량의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ACE 억제제, ARB, 이뇨제는 수술 전 중단을 안내받을 수 있으므로 병원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ACE 억제제와 ARB는 왜 중단을 고려하나요?
마취 중 혈압을 유지하는 보상 반응을 약하게 만들어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혈압 치료 목적으로 복용 중인 경우 수술 전 일시 중단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베타차단제는 수술 전에 끊어도 되나요?
이미 베타차단제를 복용 중이라면 갑자기 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갑작스러운 중단은 빈맥, 혈압 상승, 심근 산소요구량 증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수술 직전에 혈압약을 새로 시작해도 되나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 직전에 무리하게 혈압약을 새로 시작해 급격히 혈압을 낮추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베타차단제는 적응증이 있다면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취 중에는 고혈압보다 저혈압이 더 위험한가요?
둘 다 중요합니다. 다만 고혈압 환자에서는 마취 유도 후 저혈압이 발생했을 때 장기 관류가 흔들릴 수 있어 저혈압 예방과 빠른 교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참고문헌
- 2024 AHA/ACC/ACS/ASNC/HRS/SCA/SCCT/SCMR/SVM Guideline for Perioperative Cardiovascular Management for Noncardiac Surgery.
- 2024 ACC/AHA guideline on perioperative cardiovascular management before noncardiac surgery: What’s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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