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이라는 이름은 대개 뉴스에서 먼저 만납니다.
그런데 다음 주 건강검진 동의서에 같은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수면내시경에 쓰는 약이라고 합니다.
같은 약이 맞습니다. 다만 뉴스의 프로포폴과 검사실의 프로포폴을 가르는 것이 있습니다. 약 이름이 아니라 용량과 반복, 그리고 곁에 무엇이 있는지입니다.
그래서 질문을 조금 바꿔야 답이 나옵니다. 이 약이 위험한가가 아니라, 무엇이 위험을 키우는가입니다.
목차
프로포폴은 어떤 약인가요
프로포폴은 정맥으로 넣는 마취제입니다. 전신마취를 걸고 유지하는 데 쓰고, 내시경 같은 시술에서 진정을 만드는 데도 씁니다.[1]
진정제는 투여 뒤 30초에서 1분 사이에 작용이 나타납니다. 빨리 드는 성질이 검사와 잘 맞습니다.[2]
그런데 「수면」이라는 말이 오해를 만듭니다. 진정은 잠이 아니라 연속된 눈금이고, 수면마취와 전신마취의 차이도 그 눈금 위에서 갈립니다.
가벼운 진정에서는 말을 걸면 평소처럼 대답합니다. 중등도 진정에서는 부르거나 가볍게 건드리면 반응합니다. 깊은 진정에서는 통증을 반복해 줘야 반응하고, 그다음 눈금이 전신마취입니다.[2]
눈금이 연속이라는 말에는 뜻이 하나 더 있습니다. 같은 용량에도 사람마다 다르게 반응해서, 의도한 것보다 한 단계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3]
왜 마약류로 지정돼 있나요
2010년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프로포폴이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오남용할 경우 사용 자제력을 잃게 하고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4]
지금 프로포폴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1]
지정의 결과는 사용 금지가 아니라 사용 조건입니다. 식약처 기준은 관련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숙련된 의사가, 응급 상황에 대처할 장비와 시설을 갖춘 의료기관에서, 환자가 회복될 때까지 지속 관찰하며 투여하도록 정합니다.[1]
오남용 방지 조치의 기준도 같은 문서에 있습니다. 목적을 벗어난 사용, 최대 허가용량을 넘긴 투약, 간단한 시술에 월 1회를 넘겨 투약한 경우 등입니다.[1]
읽어 보면 초점이 어디에 있는지 보입니다. 검사 한 번의 투여가 아니라 반복해서 다시 맞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가요
숫자가 있습니다. 2010년부터 2년간 내시경 191,142건을 전향적으로 모은 다기관 조사입니다.[5]
이 191,142명 가운데 진정과 관련된 우발증은 82명에게 생겼고, 그중 6명이 사망했습니다.[5]
사망한 6명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모두 ASA 3등급, 일상에 제한을 주는 전신질환을 가진 환자였습니다.[5]
연구진은 고위험 환자를 미리 가려내 전담 인력과 집중 감시를 붙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5]
약을 바꾸면 달라지는지도 확인됐습니다. 프로포폴과 기존 진정제를 비교한 메타분석에서 저산소증, 저혈압, 부정맥을 합한 심폐 이상반응의 위험은 두 쪽이 비슷했습니다.[6]
한정어를 붙여야 합니다. 이 숫자들은 감시 아래 이뤄진 내시경 진정의 숫자입니다. 그 조건을 뺀 자리에 그대로 옮길 수 없습니다.
위험이 커지는 조건은 따로 있습니다
지침이 시술 전에 확인하라고 정한 것은 나이, 병력, 체질량지수, 기도를 미리 살피는 진찰, 그리고 전신 상태를 나타내는 ASA 등급입니다.[2]
나이는 그중에서도 용량을 직접 바꿉니다. 나이가 들면 약물 청소율이 떨어지고 중추신경계 민감도가 올라갑니다.[2]
같은 혈중 농도에 이르는 데 90세는 중년의 약 40%에 해당하는 용량이면 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2] 그래서 80세가 넘으면 초기 용량을 표준의 절반 미만으로 줄이고, 천천히 주면서 계속 감시하도록 권고합니다.[2]
용량 자체도 조건입니다. 프로포폴을 고용량으로 쓰면 관련 이상반응이 늘어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2]
정리하면 위험은 약 이름에 붙어 있지 않습니다. 누구에게, 얼마를, 어떤 환경에서 주는지에 붙어 있고, 지병이 있을 때 달라지는 마취 위험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안전을 만드는 것은 약이 아니라 환경입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지침은 9개의 권고로 이뤄져 있습니다. 읽어 보면 대부분이 약이 아니라 환경에 관한 것입니다.[2]
가장 강한 권고는 산소입니다. 진정 전후와 진정 중 보충 산소 투여를 강하게 권고합니다.[2]
감시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의식 수준, 맥박산소포화도, 혈압을 확인하도록 강하게 권고하고, 진정 전부터 퇴실 전까지 최소 5분 간격으로 보도록 정합니다.[2]
나머지도 환경입니다. 기도 확보 장비와 제세동기, 에피네프린 같은 응급 약물을 갖출 것, 의료진이 기본소생술 교육을 받을 것, 어렵거나 길어지는 시술에는 진정만 지켜보는 사람을 따로 둘 것입니다.[2]
잠든 동안 의료진이 실제로 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수면내시경이 불안한가요?에 정리했습니다.
미국마취과학회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적었습니다. 진정은 연속선이라 개별 환자의 반응을 늘 예측할 수는 없으므로, 의도한 것보다 깊어진 환자를 되돌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3]
되돌린다는 말에도 정의가 붙어 있습니다. 기도 관리와 전문소생술에 능숙한 사람이 원래 깊이로 되돌리는 것이고, 의도하지 않은 깊이에서 시술을 계속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적혀 있습니다.[3]
같은 학회의 2018년 지침은 내쉬는 숨의 이산화탄소를 함께 보는 감시를 표준 감시에 더하도록 권고합니다. 무작위시험을 모은 분석에서 저산소 사건이 줄었기 때문입니다.[7]
검사 전에 무엇을 확인하면 되나요
환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위험 계산에 필요한 정보를 빠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미리 말해 두면 좋은 것은 지병과 그 조절 상태, 지금 먹는 약, 이전 마취나 진정에서 겪은 일, 알레르기, 코골이나 수면무호흡, 마지막으로 먹은 시각과 음식입니다.[2]
무엇을 어디까지 말해야 하는지는 마취 전 문진, 무엇까지 말해야 하나요?에 정리했습니다.
검사 뒤에도 기준이 있습니다. 지침은 의식 수준, 팔다리의 움직임, 호흡, 순환, 산소포화도를 보고 퇴실 여부를 정하도록 권고합니다.[2]
그리고 혼자 가지 마세요. 지침이 보호자 동반을 권고하는 이유는 검사가 끝난 시점과 회복이 끝난 시점이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2]
프로포폴이 위험한 약이냐는 질문에는 예·아니오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위험이 약 이름이 아니라 조건에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검사실에서 그 조건은 대부분 이미 채워져 있습니다. 남은 몫은 내 상태를 정확히 전하는 것, 그리고 회복이 끝날 때까지 지켜보는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받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한 번 맞으면 중독되나요?
향정신성의약품 지정의 근거는 오남용할 경우의 의존성이었습니다.[4] 검사 목적으로 감시 아래 한 번 투여받는 것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식약처가 오남용 방지 조치 기준에 「간단한 시술에 월 1회를 넘긴 투약」을 넣은 것도 반복 노출을 본 것입니다.[1]
계란이나 콩 알레르기가 있으면 못 맞나요?
프로포폴 제제에 계란 레시틴과 대두유가 들어 있어 오래 금기로 여겨졌습니다. 계란·대두·땅콩에 특이 IgE 양성인 성인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프로포폴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8] 그래도 알레르기는 검사 전에 알리는 것이 맞습니다.
프로포폴 말고 다른 약을 쓸 수도 있나요?
미다졸람 같은 기존 진정제를 쓰거나 함께 쓰기도 합니다. 지침은 기존 진정제와 프로포폴을 함께 쓰면 회복이 짧아지고 조기 퇴실에 유리한 경향이 있다고 정리했습니다.[2] 선택은 시술 종류와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어도 받을 수 있나요?
지병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침은 나이·병력·체질량지수·ASA 등급을 미리 평가하도록 요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용량과 감시 수준이 달라집니다.[2]
참고문헌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용마약류 ‘졸피뎀’ 및 ‘프로포폴’ 안전사용 기준 마련. 2020.
- Park HJ, Kim BW, et al. 2021 KSGE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Endoscopic Sedation. Clin Endosc. 2022;55(2):167-182.
- ASA. Statement on Continuum of Depth of Sedation.
- 식품의약품안전청. 수면마취제 ‘프로포폴’ 향정신성의약품 지정. 2010.
- Frieling T, et al. Sedation-associated complications in endoscopy: survey of 191,142 patients. Z Gastroenterol. 2013;51(6):568-572.
- Wadhwa V, et al. Similar Risk of Cardiopulmonary Adverse Events Between Propofol and Traditional Anesthesia for GI Endoscopy. Clin Gastroenterol Hepatol. 2017;15(2):194-206.
- ASA. Practice Guidelines for Moderate Procedural Sedation and Analgesia 2018. Anesthesiology. 2018;128(3):437-479.
- Asserhøj LL, et al. No evidence for contraindications to propofol in adults allergic to egg, soy or peanut. Br J Anaesth. 2016;116(1):77-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