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의학과 진료를 받다 보면 “신경차단술을 해보자”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름이 조금 무섭게 느껴집니다.
“신경을 차단한다니, 신경을 죽이는 건가요?”
“허리 주사, 목 주사, 대상포진 주사도 다 같은 건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일반적인 신경차단술은 신경을 영구적으로 없애는 치료가 아닙니다. 신경 주변의 염증과 통증 신호를 줄이는 치료에 가깝습니다.[1]
다만 모든 통증에 맞는 치료는 아닙니다. 통증의 원인, 위치, 지속 기간, 신경 압박 여부, 복용 중인 약, 전신 질환을 함께 보고 결정합니다.
목차
신경차단술이란 무엇인가요?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 또는 그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줄이는 치료입니다.[1]
통증은 아픈 부위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피부, 근육, 관절, 디스크, 척추관, 신경뿌리에서 생긴 자극이 말초신경과 척수를 거쳐 뇌로 전달되면서 통증으로 느껴집니다.
신경차단술은 이 전달 경로의 일부를 조절하는 치료입니다. 주로 쓰이는 약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국소마취제
- 스테로이드
- 생리식염수
- 염증 완화 목적의 약물
- 경우에 따라 고주파 치료와 병행되는 시술
질환과 부위에 따라 약물의 종류와 용량, 접근 방법이 달라집니다.
신경을 정말 ‘차단’하는 건가요?
이름 때문에 오해가 많습니다. 신경차단술이라고 해서 대부분의 경우 신경을 영구적으로 없애거나 죽이는 치료는 아닙니다.
일반적인 신경차단술은 신경 주변의 염증을 줄이고, 과민해진 신경의 통증 신호를 가라앉히는 치료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허리디스크로 신경뿌리가 자극되면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신경 주변의 염증과 부종이 줄어들면 이 통증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 치료는 신경을 더 강하게 조절합니다. 고주파 치료, 신경파괴술, 알코올이나 페놀을 이용한 신경용해술은 단순 주사치료와 목적도 위험성도 다릅니다.
그래서 “신경차단술”이라는 이름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어떤 부위에 어떤 약물을 어떤 목적으로 넣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통증에 사용할 수 있나요?
신경차단술은 여러 통증 질환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1]
- 허리디스크로 인한 다리 저림과 방사통
-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다리 통증
- 목디스크로 인한 팔 저림과 통증
- 대상포진 후 신경통, 삼차신경통, 후두신경통
- 어깨 통증, 무릎·고관절 등 관절 주변 통증
- 복합부위통증증후군
- 수술 후 지속되는 신경통
- 암성 통증 일부
하지만 모든 통증에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근육통, 단순 염좌, 자세 문제, 운동 부족, 만성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인 통증에서는 주사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줄이는 치료이지, 구조적 문제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치료가 아닙니다.
심한 척추관협착증에서 통증이 완화될 수는 있어도, 좁아진 척추관 자체가 넓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운동치료, 약물치료, 생활습관 교정, 수술적 평가가 함께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신경차단술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부위와 목적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1]
- 경막외 신경차단술
- 선택적 신경근 차단술
- 후관절 주사, 내측지 차단술
- 천장관절 주사
- 말초신경 차단술
- 성상신경절 차단술, 교감신경 차단술
- 삼차신경 차단술, 후두신경 차단술
허리나 목 통증에서는 경막외 주사나 신경근 차단술이 자주 언급됩니다. 얼굴 통증에서는 삼차신경 관련 차단술이, 머리 뒤쪽 통증에서는 후두신경 차단술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서는 통증 부위와 시기, 신경 침범 범위에 따라 접근이 달라집니다.
이처럼 신경차단술은 하나의 시술 이름이라기보다, 여러 통증 시술을 포괄하는 넓은 표현에 가깝습니다.
시술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시술 방식은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흐름은 비슷합니다.[2]
먼저 의료진이 통증 부위, 신경학적 증상, 영상검사 결과, 복용 중인 약물, 기저질환을 확인합니다.
그다음 시술 부위를 소독하고, 필요하면 초음파나 영상장비로 목표 부위를 확인합니다. 이후 가느다란 바늘로 목표 신경이나 그 주변에 접근해 약물을 주입합니다.
시술 시간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비교적 짧은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시술 후에는 어지러움, 다리 힘 빠짐, 감각 이상, 혈압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일정 시간 관찰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3]
시술 당일에는 운전이나 무리한 운동을 피하라고 안내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리 힘이 일시적으로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수 있는 시술이라면 넘어지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신경차단술”은 하나의 시술이 아니라 목적도 위험도 다른 여러 시술을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이름이 같아도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가 물어야 할 것은 “신경차단술을 해도 되나요”가 아니라 “어느 부위에, 어떤 약을, 무슨 목적으로 넣나요”입니다. 이 질문에 답을 들으면 남은 판단이 훨씬 쉬워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신경차단술은 신경을 죽이는 치료인가요?
대부분의 일반적인 신경차단술은 신경을 영구적으로 죽이는 치료가 아닙니다. 다만 고주파 치료나 신경용해술은 목적과 위험성이 다르므로 따로 설명을 들어야 합니다.
신경차단술은 많이 아픈가요?
부위와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보통 바늘이 들어갈 때 따끔함이나 뻐근함, 약물이 들어가면서 압박감을 느낍니다. 통증이나 불안이 크면 미리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경차단술 후 바로 운전해도 되나요?
시술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어지러움이나 일시적인 힘 빠짐·감각 저하가 생길 수 있어 당일 운전을 피하라고 안내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사를 맞으면 디스크가 낫나요?
아닙니다.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치료이며, 튀어나온 디스크나 좁아진 척추관 자체를 되돌리지는 않습니다.
효과가 얼마나 가는지, 반복해도 되는지, 스테로이드와 항응고제는 어떻게 보는지는 신경차단술 효과는 얼마나 가고, 안전한가요?에서 이어집니다.
참고문헌
- Cleveland Clinic. Nerve Block: What It Is, Procedure, Side Effects & Types.
- South Tees Hospitals NHS Foundation Trust. Preparing for your nerve root block.
- Newcastle Hospitals NHS Foundation Trust. Patient Information — Nerve Root Injecti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