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오메가3·한약, 수술 전 끊어야 하나요?

작성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김지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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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통과 약 정리함, 물컵이 놓인 수술 전 약물 관리 이미지

수술 날짜가 잡히고 나면 검색창에 이런 것을 넣게 됩니다. “수술 전 영양제 끊어야 하나요.” 그러면 성분 이름과 날짜가 붙은 목록이 쏟아집니다.

그 목록의 상당수는 출처가 같습니다. 2001년에 나온 한 종설의 표입니다.[5] 20년 넘게 복사되며 퍼진 것이고, 그사이 일부 성분은 근거가 달라졌습니다.

이 글은 그 목록을 외우게 하려는 글이 아닙니다. 성분마다 근거의 수준이 얼마나 다른지를 정리했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끊는 시점을 스스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 있는 것을 빠짐없이 알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핵심 요약
1.영양제·한약도 마취와 수술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먹는 것을 전부 알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2.인터넷에 도는 “○○는 2주 전 중단” 목록의 상당수는 2001년 종설 표에서 나왔습니다.
3.오메가3는 최근 대규모 근거에서 수술 전 일률적 중단을 뒷받침하지 않는 쪽으로 나왔습니다.
4.성분마다 근거의 수준이 다릅니다. 기간이 정해진 것도, 정해지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5.끊는 시점을 스스로 정하지 마세요. 발레리안처럼 갑자기 끊는 것이 위험한 것도 있습니다.


“영양제는 약이 아니니까”가 위험한 이유

미국마취과학회는 보충제가 수술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경로를 다섯 가지로 정리합니다. 마취 효과가 길어지는 것, 출혈 위험이 커지는 것, 혈압이 오르는 것, 다른 약과 간섭하는 것, 심장 문제입니다.[1]

같은 안내문은 “지금까지 문제없이 복용해 왔더라도” 해당될 수 있다고 덧붙입니다.[1] 평소에 괜찮았다는 것이 수술 중에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제품 자체의 문제입니다. 보충제는 처방약이나 일반의약품과 달리 미국 식품의약국의 면밀한 검사를 받지 않고, 그래서 제품마다 성분 함량이 다를 수 있습니다.[1]

그런데 실제로는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미국마취과학회는 허브 보충제를 복용하는 사람의 절반가량이 수술 전에 의사에게 말하지 않는다고 밝힙니다.[1]


오메가3 — “2주 전 중단”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검색되고, 가장 많이 오해되는 성분입니다.

“오메가3는 수술 2주 전에 끊으라”는 말의 출처는 2007년 성형외과 분야의 종설입니다.

그 권고에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하루 3g 이상 복용하는 경우였고, 저용량에서는 근거가 빈약하다고 종설 자신이 인정했습니다.

이후의 근거는 다릅니다.

2017년 체계적 문헌고찰은 피시오일이 혈소판 응집을 줄이는 검사실 변화는 만들지만, 실제 출혈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4]

심장수술 환자 1,516명을 무작위로 나눈 임상시험에서도 수술 전후 피시오일 보충은 출혈을 늘리지 않았고, 오히려 수혈량이 적었습니다. 연구진은 기존 권고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직접 적었습니다.[3]

2024년에는 무작위 임상시험 11건, 12만 643명을 합친 메타분석이 나왔습니다. 오메가3 보충과 출혈 위험 증가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관련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2]

다만 구분할 것이 있습니다. 같은 분석에서 처방용 고용량 정제 EPA만 따로 보면 출혈이 더 나타났습니다. 약국에서 사는 일반 피시오일과 처방받은 고용량 제제는 같은 것이 아닙니다.[2]

그래서 이 글은 “끊지 마세요”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근거가 말하는 것은 일률적인 중단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끊으면 안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결정은 수술과 내 몸을 아는 쪽에 맡기고, 먹고 있다는 사실만 정확히 전달하면 됩니다.


출혈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들 — 근거의 수준이 제각각입니다

마늘, 은행잎, 인삼, 비타민 E, 생강은 목록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그런데 공식 자료를 열어 보면 서술의 강도가 서로 다릅니다.

성분공식 자료가 말하는 것
마늘 보충제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중단 기간은 제시되지 않음[9]
은행잎항응고제를 함께 먹는 사람에서 출혈 위험을 언급. 기간 없음[10]
인삼혈액이 굳는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 기간 없음[11]
비타민 E(고용량)출혈성 뇌졸중 위험 증가, 절대 위험은 1,250명당 1건[6]
생강혈소판에 대한 근거가 엇갈린다[8]

눈여겨볼 것은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기관의 안내에는 대부분 중단 기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가능성을 말하고, 수술을 앞두었다면 알리라고 할 뿐입니다.[9][10][11]

기간을 품목별로 못 박은 것은 앞서 말한 2001년 종설입니다. 마늘은 최소 7일 전, 은행잎은 최소 36시간 전, 인삼은 최소 7일 전을 제시했습니다.[5] 인터넷 목록의 숫자는 대개 여기서 왔습니다.

비타민 E는 숫자를 함께 봐야 합니다. 임상시험을 모은 분석에서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다소 높아졌지만, 절대적으로는 1,250명당 1건 수준이었습니다.[6]

음식으로 먹는 비타민 E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7]


마취약·심장과 얽히는 것들

출혈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인트존스워트는 간에서 약을 분해하는 효소를 활성화시켜, 함께 쓰는 약의 농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어떤 약이든 복용 중이라면 미리 상의하라고 안내됩니다.[12]

카바는 진정 작용이 있는 다른 물질과 함께 쓰지 말라고 안내되며, 간 손상 사례가 보고되어 왔습니다.[14]

발레리안은 반대 방향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래 복용하다가 갑자기 끊으면 불안, 두근거림, 불면 같은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13] 임의로 끊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마황(에페드라)은 미국에서 2004년 관련 보충제 판매가 금지됐고, 적은 양에서도 심혈관계 이상과 연관되어 왔습니다.[15]

감초의 글리시리진은 많은 양이나 오래 먹을 때 부정맥 같은 심각한 이상반응과 연관됩니다.[16]


한약은 왜 판단이 더 어려울까요

국내 마취통증의학과 종설은 한약재가 의약품이 아닌 건강보조식품으로 인식되어 일반인이 쉽게 구할 수 있고, 그래서 수술 전 문진에서 복용 사실이 잘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17]

같은 종설의 결론은 무조건 끊으라는 것이 아닙니다. 복용력을 자세히 확인한 뒤 약제의 종류와 예정된 수술의 정도에 따라 조절하라는 방향입니다.[17]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은 환자에게 처방·조제내역을 제공하도록 정하고 있고, 처방전에는 한약재별 용량이 기재됩니다.[20]

처방받은 곳에 요청하면 무엇을 먹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환자 교육 자료는 한약·건강보조식품의 성분이 지혈이나 마취 유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수술 1주 전 중단을 권합니다.[19]

다만 자의로 끊지 말고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받으라고 함께 안내합니다.[19]


그래서 언제부터 끊나요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기관마다 다릅니다.

미국마취과학회 환자 안내는 “경우에 따라 마취과 의사가 최소 2주 전 중단을 권할 수 있다”고 조건을 달아 서술합니다.[1]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일률적 규칙으로 쓰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한 대학병원 자료는 비타민을 포함해 수술 7일 전 중단을 안내하고, 재개 시점도 환자가 아니라 의사가 정하도록 합니다.[21] 국내 병원 자료는 1주 전을 권합니다.[19]

숫자가 갈리는 이유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터넷 목록보다 수술받을 병원의 안내가 우선입니다.

질병관리청도 병원에서 수술이나 시술을 받을 때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리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18]

가장 실용적인 방법은 미국마취과학회가 권하는 것입니다. 목록을 적어 가는 대신 통을 그대로 들고 가는 것입니다.[1] 종류뿐 아니라 용량까지 한 번에 확인됩니다.

Beacon Lab의 한마디

이 글은 “무엇을 끊어라” 목록을 드리려고 쓴 것이 아닙니다. 그런 목록은 이미 인터넷에 넘치고, 그중 일부는 20년 전 표에서 나와 지금까지 복사되고 있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하나입니다. 먹고 있는 것을 빠짐없이 알리는 것. 끊을지 말지, 언제부터 끊을지는 내 수술과 내 몸 상태를 아는 사람이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홍삼도 해당되나요?

홍삼의 원료인 인삼에는 혈액이 굳는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는 서술이 있습니다.[11] 다만 중단 기간은 공식 안내에 없습니다.

먹고 있다면 알리시고, 중단 여부는 확인받으세요.

종합비타민도 끊어야 하나요?

기관에 따라 다릅니다.[21] 미국마취과학회는 비타민을 포함한 모든 것을 알리라고 안내합니다.[1]

수술이 끝나면 언제부터 다시 먹어도 되나요?

재개 시점도 스스로 정하는 항목이 아닙니다. 미국의 병원 안내 자료는 다시 시작하는 시점을 의사가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21] 퇴원 전에 물어보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참고문헌

  1. Americ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 Herbal and Dietary Supplements and Anesthesia. 2020.
  2. Javaid M, et al. Bleeding Risk With Omega-3 Fatty Acids. J Am Heart Assoc. 2024.
  3. Akintoye E, et al. Fish Oil and Perioperative Bleeding (OPERA). Circ Cardiovasc Qual Outcomes. 2018.
  4. Begtrup KM, et al. No impact of fish oil on bleeding risk. Dan Med J. 2017.
  5. Ang-Lee MK, et al. Herbal Medicines and Perioperative Care. JAMA. 2001.
  6. Schürks M, et al. Effects of vitamin E on stroke subtypes. BMJ. 2010.
  7. MedlinePlus (NLM). Vitamin E.
  8. Marx W, et al. The Effect of Ginger on Platelet Aggregation.
  9. NCCIH. Garlic.
  10. NCCIH. Ginkgo.
  11. NCCIH. Asian Ginseng.
  12. NCCIH. St. John’s Wort.
  13. NCCIH. Valerian.
  14. LiverTox (NIDDK/NIH). Kava Kava.
  15. NCCIH. Ephedra.
  16. NCCIH. Licorice Root.
  17. 황원정. 마취 전 복용에 주의해야 할 약물이나 음식. J Korean Med Assoc. 2014.
  18.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건강기능식품.
  19.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수술 전 교육.
  20. 보건복지부.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 개요.
  21. UW Medicine. Medicines to Avoid Before Surg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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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기반 의료 정보
근거 수준 높음
검토 전문과 마취통증의학과
참고문헌 21편
예상 읽기 시간 약 5분
최초 작성 2026.08.14
마지막 의학적 검토 2026.08.19
다음 검토 예정 2027.08.19
검토 상태 최신
Beacon Lab 의료진이 최신 근거와 임상적 맥락을 바탕으로 작성·검토한 일반 의료 정보입니다. Beacon Lab은 희망을 빼앗지 않되, 확인된 근거와 한계를 함께 전달합니다. 이 글은 개인의 진료를 대신할 수 없으며, 증상·약물·수술 전후 관리 결정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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